우리의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이 나란히 임금 인상 방안을 내놨습니다. 


 중국 정부는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올리는 방안을 5일 승인했습니다. 

 2015년까지 도시노동자의 최저임금을 평균급여의 40%까지 인상하자는 겁니다. 또 독과점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국유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을 종전보다 5%포인트쯤 늘려 받아서 저소득층을 위한 연금, 의료보험, 주택같은 복지를 위해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국무원은 밝혔습니다. 



                                                        (중국의 심각한 빈부격차. AFP)



 이는 중국의 빈부격차가 사회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중국이 0.47을 넘어섰는데, 전문가들은 0,4만 넘어도 민란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죠. 중국은 연간 소득이 368달러에 못미치는 농촌 빈곤층이 1억2800만명에 달합니다. 게다가 유로존과 미국의 경기가 침체되면서 중국은 내수를 살려야 할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중산층이 늘어나고 소득재분배가 제대로 돼야 내수도 살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구체적인 방안이나 시행시기는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중국은 2004년부터 수입분배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왔지만 그동안 기득권측의 반발과 저항에 진통을 거듭해왔습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이례적으로 기업관계자들을 만나서 직원들 임금을 올려달라고 5일 요청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 경제부흥방안을 논의하는 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해서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기업들은 종업원들 보수를 올려서 가계소득이 늘어나도록 협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최근 일본 엔화가치가 많이 떨어지면서 실적이 좋아진 기업들에게 그 수익을 곳간에 쌓아두지 말고 직원들에게 나눠주라고 얘기한 겁니다. 아베노믹스에 따라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해서 덕본 기업들은 슬쩍 입 닦지 말라는 거죠. 


 총리가 이렇게 직접 나서서 당부까지 한 것은 민간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도 살아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제한으로 금융을 완화하고 대규모 공공사업을 투자하더라도 민간 소비가 자발적으로 늘어서 경제의 모세혈관에까지 돈이 구석구석 돌아야 경제가 사니까요. 일본은 기업은 부자인데 가계는 가난한 나라로도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장기불황 이후 정부가 공공지출을 크게 늘렸는데도 이 돈이 각 가계로까지 돌지 않으면서 빚어진 일이기도 하죠. 

 특히 아베노믹스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조금 뜨뜻하게 달궈서 물가상승률 2%까지는 괜찮다, 이렇게 목표를 잡고 있거든요. 그런데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안오른다면 실질가계소득은 줄어드는 셈이니 경제는 안살고 서민만 힘들어지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일이겠죠. 


 그런데 이처럼 자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서 내수를 살리려는 목소리들이 아시아권에서는 최근 적지 않습니다.



                                                      (태국 방콕 시장에서 짐을 나르고 있는 노동자들. AFP)


 지난해 12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나선 바 있죠.

 그는 전국 주지사·군수·경찰간부 및 지역 군사령관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저임금과 불공정 시대는 끝났다. 노동자 복지를 위해 싸우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라며 노동복지에 관한 정부 입장은 노동자들의 요구와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의 집회와 파업의 원인이 기업에 있다면서 “기업들이 노동자 복지 개선에 힘쓴다면 이는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죠.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급등하면서 재계가 반발해 대량해고하고 노동계는 파업하는 갈등을 빚은 바 있습니다. 지역 단위로 최저임금을 정하는데 일부 지역은 70%까지 인상됐다고 하죠.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에서 최저임금제법 도입을 요구하는 노동자들)


 말레이시아는 지난 5월 민간부문에 대한 최저임금제를 처음 도입했습니다. 

 또 지난해 4월 주요 도시의 최저임금을 300바트(약 1만1100원)로 상향조정한 태국은 지난달부터 최저임금제를 전국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임금이 오르면서 이 효과가 인접국으로 번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내수시장이 커질 경우 수출 둔화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죠. 

 태국 정부는 지난해 4월 주요지역에서 최저임금을 40%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지만 지난해 2분기에 경제가 4.2% 성장하면서 ‘임금 올리면 경쟁력이 악화된다’는 재계의 주장을 통계로 반박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2013년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4860원입니다. 하루 8시간 일하면 약 3만8000원을 손에 쥡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도 한국의 임금수준은 경제규모에 대비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지요. 2010년 OECD통계에 따르면 평균임금 대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상대수준은 0,33입니다. 평균임금이 100일때 최저임금을 받는 이는 33을 받는다는 거죠. 뉴질랜드는 51, 호주는 45, 캐나다는 39수준입니다. 

 기업들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기업이 죽는다고 말합니다. 자영업자들도 같은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제 수출로는 먹고 살 길이 갈수록 막연해지는 한국도 이제는 동남아국가들이나 일본처럼 ‘내수 진작만이 살 길’이 되어가는 상황입니다.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거죠. 

 이젠 최저임금을 온당한 수준으로 올려서 내수시장을 살릴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도 필요하겠습니다. 각종 ‘단가 후려치기’로 중소기업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현 대기업 중심의 시장구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추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기를 시작하는 13일 의회 국정연설에서 미 연방의 최저임금을 현 약 7달러에서 9달러로 20% 올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수백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나고 중산층이 두터워지면, 미국 경제도 살아날 것이라는 취지에서입니다. 이제는 선진국도 최저임금 올리기에 나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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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민영